본문 바로가기

찰칵거리는 산행

속리산 천왕봉 산행후기 / 갈령-형제봉-천황봉-도화리 백두대간 코스


갈령-형제봉-천황봉-도화리 백두대간 코스


한국팔경 중의 하나인 속리산은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남북으로 백두대간이 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왕봉에서 한남급북 정맥이 분기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시의경계에 있는 산이다

해발 1057m 인 속리산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여 높고 깊은 봉우리와 계곡은 가히 절경에 이루고 있어

광명산(光明山), 미지산(彌智山), 소금강산(小金剛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속리산 천왕봉 산행은 계절이 계절인만큼 단풍인파를 살짝 피해 갈령을 들머리로 잡았다

형제봉에서 천왕봉까지는 백두대간 코스로 예전에 아들녀석과 백두대간 완주를 위해 가까운산을 함께 다니곤 했는데..

아들녀석과 백두대간을 다시 꿈꾸게 되면 이길을 같이 걷는 모습을 잠시 그려보기도 했었다

더 늙어서 다리에 힘빠지기 전에 그날이 빨리 와야 할텐데 말이지....^^






산행일시 : 2012년 10월 28일 / 날씨 : 전형적인 가을날씨 / 산행시간 : 약 6시간(놀멍 쉬멍 찍으멍)

산행코스 : 갈령   형제봉   피앗재  천왕봉   윗대목   도화리


늘 그렇듯 이번 속리산 천왕봉 산행도 산행예정 시간 보다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은 더 소요되는듯 하다

산행을 하면서 죽으라~ 앞만보고 걸어가면 무슨재미가 있으리...

낙엽밟는 소리, 바람소리를 느끼면서 하늘도 올려보고 걸어온길 뒤돌아보기도 하고

등산길 옆  빼꼼이 얼굴을 내민 들꽃도 어루만져보고 하는 재미를 더하다 보니

늘 꼴찌로 하산을 해서 선두분들에겐 죄송은 하지만 그래야 다녀온듯한 기분이 드는걸 어떻하라구....^^

다음 산행에서는 그 느낌을 조금만 갖도록 노력을 좀 해야할듯한...ㅎㅎ


 



갈령을 들머리로 시작한 속리산 형제봉 천왕봉 산행은 시작부터 오름이다

갈령고개에서 잠시 맛봤던 단풍의 아름다움은 산행시작 5분만에 흘러 내리는 땀방울과 함께 잊혀져 버리게끔한다.. 

아직 많은 산을 다녀본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다녀본 산들이 초반에는 힘이 드는건 아직도 저질체력은 어쩔수없나 보다..ㅠㅠ

사실 속리산의 멋진 단풍을 내심 기대했는데 갈령 들머리를 제외하고는 형제봉을 지나 천왕봉이 

다달았을때까지 속리산의 가을 단풍은 보질 못했다 이미 형제봉에 오르기 전에 단풍구경은 체념하긴 했지만

아쉬웠던건 사실... 그러나 천왕봉에서 도화리 계곡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에서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단풍들이 '날 보러 왔소' 하듯 울긋불긋 절정의 단풍을 가을바람을 타고 있을줄이야....ㅎㅎ






오름이 있으면 내림도 있고 또한  그 중간에는 평지도 있는법

어느정도 오름이 멈춘자리에는 깊은 계곡에서 올라오는 가을바람이 한차례 내 몸을 휘감도 지나간다

여름에 만나는 바람과는 차원이 다르다...시원함은 물론 가슴까지 뻥~ 뚤리는듯한 이 상큼함...


도 잠시... 형제봉이 보이고 아득히 멀리 천왕봉도 시야에 들어온다

순간 다리가 풀리는 순간이다...ㅎㅎ






어느듯 형제봉에 다달았다. 

전날에 내린 비덕에 더없이 말고 깨끗한 날씨를 보여줘서 고마워 속리산아....

형제봉 여기서 부터 천왕봉까지는 백두대간 코스다..

일전에 두타산 산행에서도 백두대간 코스가 잠시 있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백두대간 코스를 걸을때면 이상하게 마음이 경건해지는 느낌이 드는건 뭔지...



형제봉 바로 아래 있던 녀석인데 형제봉을 지키는 녀석

아니면 형제봉의 형제...??





형제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첫걸음..

밟히는 낙엽소리도 왠지 남다르게 들린다...어쩌면 울긋불긋 단풍보다는 바스락 거리는 이 소리가 더 좋았을지도..

그리고 이처럼 숨길것이 하나도 없는 옷을 완전히 벗어버린듯한 이런 나무 이런 길이 너무 좋다

요즘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지라  하이델베르크 사색의 길을 생각하며 걷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럼블피쉬의 차우차우를 무한반복재생모드로 해놓고 말이지....

 




차우차우 노래가 열번이상 반복되었을 무렵 피앗재 고개에 당도를 했지 아마..

피앗재에서 천왕봉까지의 거리가 5.8Km 두시간반이면 당도할 수 있단다..

처음엔 거짓말이라고 생각을 했지.. 어떻게 산길을 6Km나 되는 거리를 두시간반에 갈수 있어라고 했는데

거짓말이 아니더라 따져보니 3시간만에 천왕봉에 도착을 했다..ㅎㅎ

믿자.. 앞으로 산 이정표 믿기로 했다..ㅎㅎ

참, 그리고 피앗재 요기서 션한 막걸리 한잔 땡겼다 

막걸리 맛이 그냥 꿀맛이다...^^



이런 셀카도 찍어보고...





문득 뒤돌아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죽치고 앉아 멍하니 바라만봐도 조으니....





함께한 산악회분들중 이미 천왕봉을 다녀온 분들은 이 지점에서 도화리로 바로 하산을 한단다

갈령 들머리에서 부터 시작한 산행이 5시간을 향해 가고 있었으니

도화리로 그냥 내려갈까 하는 아주  짧은 고민을 했었더랬지..ㅎㅎ 







천왕봉에 도착하니 천왕봉 표석과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줄이 장관이다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남겨야지... 물론 나도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저 자그만한 표석을 부둥켜앉고 인증샷 하나 남겼지

그리고 후훗하며 감격(?)의 미소를 지었고 말야...ㅎㅎ

또한 한무리의 산악회 팀이 빠지고 나니 이렇게 표석 단독샷도 가능하고..ㅎㅎ




도화리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발걸음이 좀 가벼워진다.

형제봉에서 천왕봉까지의 백두대간 길을 낙엽소리와 함께 호젓하게 누렸지

천왕봉 표석 단독샷도 남겼지...그리고 도화리 마을에서는 산악회 회원 한분의 고향집이 있어

오늘의 늦은 점심은 씨암탉으로 준비가 되어있으니 말야...호호...룰루랄라..




도화리 하산길 계곡에서 만난 이뿐 녀석들...



좀 식상하긴 하지만 점프샷 한번 날려주고..





음... 여기도 단풍이 물들었구나....ㅎㅎ

단풍맛이 좋쿠나...^^



덧) 속리산의 천왕봉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천황봉이라는 표지석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산행지도를 보면 천왕이 아닌 천황으로 대부분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천황에서 천왕으로 바뀐 까닭은 천황이 일본왕을 상징하는 용어이다 보니 황을 왕으로 바꾼듯 하다

혹자에 의하면 천황도 오래전 부터 쓰여온 우리 고유의 용어라고 하는데

역사 연구학자의 분명한 정의가 내려져야 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