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김기만
수요일이면 버릇처럼 비를 생각했다
긁힌 레코드판 위에 무심코 덜어진 바늘로
한자리를 맴돌다 어지러워 지치곤 했다
바람이 오는 곳이 궁금하지 않았다
땅을 뚫고 올라 온 민들레가 반가운 듯
도시의 반 토막짜리 하늘이
아지랑이에 지글거리며 오랜만에 웃었다
길 위에 서서 두리번거리는 아이가 되어
어느 봄날 환절기라 찢어진 입술 사이
나오려다 흐트러진 네 이름 같은 건조
네가,
아니 비가 그리운 날
건조주의보/김기만
수요일이면 버릇처럼 비를 생각했다
긁힌 레코드판 위에 무심코 덜어진 바늘로
한자리를 맴돌다 어지러워 지치곤 했다
바람이 오는 곳이 궁금하지 않았다
땅을 뚫고 올라 온 민들레가 반가운 듯
도시의 반 토막짜리 하늘이
아지랑이에 지글거리며 오랜만에 웃었다
길 위에 서서 두리번거리는 아이가 되어
어느 봄날 환절기라 찢어진 입술 사이
나오려다 흐트러진 네 이름 같은 건조
네가,
아니 비가 그리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