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찰칵거리는 사진

타임캡슐로 가는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길/윤동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찰칵거리는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N타워에서 남산을 내려보다  (27) 2008.05.15
바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  (24) 2008.05.14
사랑은 변하는거야  (18) 2008.05.11
내안에 너 있다  (20) 2008.05.06
아이들 분수대를 만나다.  (22) 2008.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