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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거리는 세상

피맛골 주점촌, 인생과 사랑을 논하다


피맛골 주점촌, 그 곳에는 인생이 있고 사랑이 있다.

피맛골 재개발로 인한 어수선한  피맛골 주점촌을 옛날 분위기와 명성을 되살리려는 상인 번영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맛골 주점촌은 우리의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듯 합니다.
일전에 피맛골 주점촌을 아주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피맛골 주점촌 골목입구 왼쪽으로는 재개발로 인한 공사 가림막이 설치되어있고 피맛골 주점촌의 영업은 계속된다는 플랭카드가 붙어있지만
골목의 기운은 아주 썰렁하다 못해 약간은 으시시한 분위기마저 감돌더군요..







피맛골의 재개발에 따라 유서 깊은 맛 집들도 하나 둘 둥지를 옮겨 갔거나 옮겨가고 있습니다.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에는 선지해장국으로 유명한 '청진옥'과 순두부찌개로 이름난 '감촌', 메밀국수로 잘 알려진 '미진', 전통의 족발집 '장원집'이 새로 자리를 옮겼고. 70년 전통의 한일관도 강남구 신사동으로. 홍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목포집'은 두산위브 파빌리온으로, 생태찌개로 사랑받아 온 '안성 또순이집'은 대한축구협회 가는 골목으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맛으로 이름난  유명한 음식점이 하나둘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가운에 주점촌에도 군데군데 문을 닫은 집들이 있더군요.
이런 분위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불밝힌 창문 넘으로 고갈비의 양념타는 냄새와 막걸리 익어가는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어 옛날의 추억과 기분을 떠 올릴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막걸리와 함께 마시고 왔습니다. 







쥔장 아주머니께서 특별히 허락하셔서 사진을 찍을수 있었는데요.고등어인줄 알았는데 이면수라고 합니다.
지글지글 굽는것인지 삶는것인지 구분이 안가더군요..그래도 테이블에 나와 굵은 소금에 찍어먹는 맛은 아주 일품이였습니다.
 



막걸리는 세수대야 같은곳에 퍼다 줍니다. 사달로 퍼다 마시면 됩니다.
막걸리 맛은 예전보다 많이 연해진듯 했습니다.  아무래도 배고픈시절에 먹든 막걸리 맛과 지금의 막걸리 맛은 차이가 나겠죠..입이 변했으니까요..^^


이면수와 소금




자~ 한잔 받으시와요~~



피맛골이란, 종로 뒷골목을 일컫는 피맛골은 ‘말을 피하다’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조선시대 종로는 항상 높은 어른들의 교자나 가마가 지나다니는 큰 길 이었다. 이 큰 길 양쪽에 서민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말 한마리 정도가 다닐 수 있는 좁다란 길을 만들었는데 이 곳이 바로 피맛골이다. 피맛골로 다니던 서민들이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이곳에는 가벼운 주머니로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점과 주점들이 많아졌고 늘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막걸리 집에서 김밥을 많이 찾았나 봅니다.ㅎㅎ
"김밥 없습니다."
"물과 휴지는 셀프입니다." 헐~ 휴지까지!!




한잔 제대로 마셨습니다..커억~~




의외로 젊은 손님들이 많더군요..
세월은 변해도 막걸리는 변하지 않는다. 머 이상한 공식도 한번 만들어 봅니다..ㅎㅎ




떨어질듯 위태로워 보이는 매뉴표에서 그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합니다.
황도옆에 광진씨도 아마 이곳에서 사랑에 울고 웃고, 청춘을 논하고 인생을 논했겠죠..
광진씨는 아마  지금은 불혹의 세월을 보내고 계신는지 지천명의 세월을 보내고 계시는지는 모르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 괜히 궁금해지네요..ㅎㅎ
이번 연말에,  잊혀져가고 사라져가는 피맛골 주점촌에서 막걸리 한잔에 인생과 사랑을 담아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