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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사랑을하다

8살 아들 잔머리가 아빠보다 한수 위


퇴근길 초딩1학년 아들 태근군에게 전화가 옵니다.

태근: (목소리가 솔 음정으로) 아빠, 문방구에서 파는거 중에 뭐가 제일 좋아요?
아빠: 어,,글쎄, 그건 왜?
태근: 왜냐하면, 내가 아빠한테 선물 하나 살려구요...너무 비싼거 말고 꼭 같고 싶었던거 예기해봐요~~

엥! 왠 선물..내 생일은 벌서 지나갔는데 무슨 날이지...뭐 날이지....

아빠: 그렇다면 볼펜하나 사줘, 잘 나오는걸로..
태근: 알았어요..그럼 빨리 오세요..

<초딩1년 아들 태근군이 아빠에게 선물한 볼펜>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태근군이 불쑥 볼펜 선물을 내 밉니다.
어, 그래 고마워 말이 떨어지도 무섭게 태근군 왈,  아빠, 근데 자전거는 언제 와요..라고 합니다.

엥, 왠 자전거!!

아빠: 뭐라고, 자전거!! 무슨 자전거!!
태근: 아까 아빠가 샀다고 했잖아요..
아빠: 아빠가, 언제..? 그런말 한적 없는데..
태근: 뭐야~ 내 저금통 다 털어서 선물 샀는데, 얼마나 고생해서 모은 돈인데..



돈이 조금 모자랐었는데 문방구 아주머니가 기특하다고 깍아줬다고 그러네요..



태근군의 표정이 급 굳어집니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내가 언제 자전거를 샀다고 그런건지..
태근군의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지기 직전입니다...



태근아 선물 산 값 아빠가 다시 줄까 했더니 선물 사주고 다시 돈으로 받는 사람이 어딨냐고 됐다고 그럽니다.
사람 되게 난감해지더군요...ㅎㅎ




 

<볼펜과 함께 태근군이 사온 선물>



가만히 생각해보니, 태근군에게 전화가 오기전에 제가 먼저 태근군에게 전화를 걸어서 대화를 나눈것이 있는데,
이때 태근군과 동문서답을 한듯 하더군요. 
몇일전 아침에 태근군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밥을 겨우겨우 먹고 있더군요, 그러다가 아빠, 오늘 학교 안가면 안돼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태근이는 할수 있다, 아자아자를 왜쳐주면서 학교 잘 다녀오라고 그러고는 저는 출근을 했었죠.

오후에 아내에게서 태근이 학교 잘 다녀왔고 지금 신나게 놀고 있다는 문자를 받고는 태근군과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아빠: 태근아, 오늘 학교 잘 다녀와서 고마워,,,
태근: 머 그정도 가지고...ㅎㅎ
아빠: 그봐, 잘 할수 있잖아. 조금 힘들다고 포기하면 나중에 어른이 되서도 휼륭한 사람이 안되는거야...
태근: 알았어요..아빠..
아빠: 그래서 아빠는 태근이가 아주 자랑스러워
태근: 뭐라구요?
아빠: 태근이가 아주 자랑스럽다고(이때 태근군은 자랑스러워를 자전거 샀다고 라고 들은듯 합니다.)
태근: 진짜지..?
아빠: 그래 우리 태근이 진짜 멋있다(이때 태근군은 진짜 멋있다를 진짜 멋있는 자전거라고 들은듯 합니다.)
태근: 엄마랑 누나랑 비밀로 할까?
아빠: (엥,비밀 뭔 비밀..) 비밀로 안해도 돼, 엄마랑 누나한테 예기 해도 돼....

라고 통화했는데,
어떻게 자랑스럽다를 자전거 샀다라고 들을수가 있는거죠...

옆에 있던 지은양도 표정이 시무룩합니다.
태근군 자전거 사면 지은양것도 당연히 하나 사줄꺼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거죠...

이번에 이사하기전에는 빌라들이 밀집한 동네였고 골목도 약간 경사가 있어서 자전거 타기엔 위험해서 사주지 않았었거든요..
지금 이사한 곳도 머 빌라촌이긴 하지만 집 바로 옆에 체육공원도 있고 하니 이번에 사주긴 사줘야 될듯 합니다..ㅎㅎ
태근군꺼는 절대 보조바퀴 없는 두발 자전거로 말입니다...^^



어버이날 태근군이 건네준 어버이날 감사카드입니다.
머릿말에 우리엄마, 아빠만 보시오 라고 했는데 이렇게 공개를 해서 또 경고 먹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ㅎㅎ


부모님께
엄마, 아빠, 저를 키워 주셔서감사해요
엄마 아빠 맛있는 밥 해줘서 고마워요.
저, 커서 화가될꺼에요 와가되서 엄마, 아빠 곡 그려드리기로 약속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2009년 5월7일 목요일
태근이가 올림 드림


어버이날 제일 듣고 싶은말이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하던데
역시 태근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ㅎㅎ
이정도면 아들 잘 키우고 있는거 맞죠...ㅎㅎ






지은양은 종이 카네이션 꽃을 예쁘게 접어서 카드에 붙혔네요..
언제나 말괄량이 철없는 꼬마인줄  알았는데 4학년 올라가면서 엄마,아빠와 동생에게 대한 마음씀씀이와 배려가 흐뭇해집니다.


절 낳아 주셔서 감사해요
또~ 아직 내가 어맂지만 더욱더 엄마에게 많이 해드리고, 열심시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부모님을 사랑하는 지은이가 올림



자전거 뒷담화

자전거가 그렇게도 갖고 싶었으면 장하다를 자전거로 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어린이날 선물로 자전거를 사줄까 하다가
매번 이런식으로 원하는 것을 갖게 되면 안되겠다 싶어서 자전거는 용돈을 모아서 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돼지저금통 꺼내서 동전을 한참 세더니 이제 겨우 6만5천원 정도인데 15만원을 언제 모으냐고 투털되더군요..ㅎㅎ

그러다가 엊그제 어버이날 전날에 제가 아이들에게 
애들아 니들은 어버이날에 선물은 안사주냐? 라고 했더니 한우고기를 사주겠다고 합니다.
한우가 얼마나 비싼데 니들 돈있어라고 했더니 
태근군이 누나돈이랑 합쳐서 사주겠다고 합니다. 
그럼 자전거는 어떻하구?
자전거는 포기한다고 하면서 태근군이 한마디 더 던지더군요.

아빠, 차라리 우리 암소한마리를 살까..